[자매단체 언론보도] 신동욱 앓는 CRPS 한달 네 번 응급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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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앓는 CRPS 한달 네 번 응급실에…"
[출동!사건팀]이용우 CRPS환우회 회장 "한국선 아직 장애판정도 안돼"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입력 : 2013.01.12 07:00|조회 : 13780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매순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옷깃만 닿아도, 바람만 불어도 온몸을 베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을 앓고 있는 이들이다.

이용우씨(44)도 그들 중 한명이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0여년간 "통증과 함께 살아왔다"고 말한다. 배우 신동욱이 CRPS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11일 그를 전화인터뷰 했다.

이씨는 지난 2002년 '경미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운전을 하던 중 자동차가 급정거해 손목이 꺾였다. 아주 큰 사고는 아니었고 곧 치료를 받았지만 그 뒤 이씨가 상상하지도 못할 통증이 찾아왔다. 원인을 명확히 알 순 없지만 사고시의 신경 이상으로 CRPS가 발병한 것. 이후 이씨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다.
 
▲이용우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의 모습. 지난해 9월 미국에 방문해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등 '즐거움'을 찾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02년 당시 잘 나가는 개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TV의 PC통신 참여코너의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주는 회사였어요. 예를 들어 '사랑과 전쟁'과 같은 프로의 이혼 찬반을 묻는 여론 조사 등이죠. 그런데 병이 발병하고 나서 지금까지 사업도 접고, 직업을 갖는 것도 어렵죠."

◇ 교통사고 후 시작된 고통과의 전쟁…한달에 4번 응급실행

손목이 다쳐서 시작된 고통이지만 통증은 이씨의 '온 몸'을 괴롭혔다. 지난 2002년 아직 국내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라 미국을 찾아갔다. UCLA대학병원에서 CRPS 확진을 받고 장애판정을 내린 의사 진단서도 끊어왔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도 장애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병이다.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도 이씨는 온몸을 베는 듯한 격렬한 통증에 '페인쇼크(Pain Shock,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 기절하는 것)'를 일으켰다. 비행기는 행선지를 바꿔 도쿄에 불시착할 뻔 했다.

"지금도 한 달에 3,4번 정도는 응급실에 실려가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엄습하면 당장의 고통을 잊게끔 케타민(Ketamine, 마취약의 일종)을 투여합니다. 다량 투여하게 되면 그 사이 있었던 일이 기억상실처럼 전혀 떠오르지 않아요. 그렇게라도 해서 고통이 가라앉길 기다려야 해요."

이씨는 발병한 뒤 사업을 접고 환우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라 제도적 지원도 사회적인 배려도 거의 없다. 이씨는 환우회 활동을 통해서 CRPS에 대한 이해를 촉구한다. 아직 장애로도 인정받지 못해 보건복지부 등에 끊임없이 의사를 전달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아니오'다.

▲지난해 9월 미국통증학회세미나에서 미국환우회 관계자와 찍은 사진. 국내 CRPS환우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세미나를 열었고 장애인총연합회와 함께 끊임없이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장애로 잘 인정이 되지 않고 있어요. 이유는 통증이라는 것이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라네요.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에서 참작하는 자료들을 보면 대개가 비전문가들의 의견이예요. 저희는 대한통증학회 등 전문가들, 교수님들이 의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갖고 자료를 제출하는데도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씨는 치료를 받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씨가 강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도 119가 아닌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한국에서 단 2군데 서울 서초동 서울 성모병원, 아주대 병원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긴 거리를 고통을 감내하며 가야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씨는 '통증'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각종 통증에 대해 전문적으로 응대하는 '국립통증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15%정도가 만성통증으로 인한 질환을 갖고 있대요. 꼭 CRPS가 아니라도 다양한 신체통증관련 질환이 있는 거죠. 암도 심각한 질병으로 '국립암센터'가 있듯이 통증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 시설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CRPS같은 경우 진통제 복용량에 대한 제재도 완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요. 죽을 듯이 아픈데 복용량 때문에 즉각 투여를 못하고 견뎌야 한다는 건 너무 가혹하죠. 마약성분이 있기 때문인데 의사의 진단과 관리하에 완화시켜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진통제 및 치료 관련 의료지원도 많이 부족합니다."

◇ 통증과 친구로 살아온 10년…카메라와 새 인생

CRPS와 함께 살아온 10년. 이씨는 "고통스럽지만 통증과 친구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통증과 친구로 살아가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황폐해져요. 통증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예요. 그 자체로 힘겨운 일이죠. 하지만 통증에만 너무 매달리면 더 힘들어요. 물론 어렵죠. 너무 아픈데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이. 하지만 최대한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게 중요해요. 츨겁게, 긍정적이게 취할 수 있는 부분을 인생에서 찾는겁니다."

"지난해 말 세미나를 열었고 장애인총연합회와 함께 끊임없이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장애로 잘 인정이 되지 않고 있어요. 이유는 통증이라는 것이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라네요.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에서 참작하는 자료들을 보면 대개가 비전문가들의 의견이예요. 저희는 대한통증학회 등 전문가들, 교수님들이 의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갖고 자료를 제출하는데도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씨는 치료를 받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씨가 강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도 119가 아닌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한국에서 단 2군데 서울 서초동 서울 성모병원, 아주대 병원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긴 거리를 고통을 감내하며 가야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씨는 '통증'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각종 통증에 대해 전문적으로 응대하는 '국립통증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15%정도가 만성통증으로 인한 질환을 갖고 있대요. 꼭 CRPS가 아니라도 다양한 신체통증관련 질환이 있는 거죠. 암도 심각한 질병으로 '국립암센터'가 있듯이 통증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 시설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CRPS같은 경우 진통제 복용량에 대한 제재도 완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요. 죽을 듯이 아픈데 복용량 때문에 즉각 투여를 못하고 견뎌야 한다는 건 너무 가혹하죠. 마약성분이 있기 때문인데 의사의 진단과 관리하에 완화시켜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진통제 및 치료 관련 의료지원도 많이 부족합니다."

◇ 통증과 친구로 살아온 10년…카메라와 새 인생

CRPS와 함께 살아온 10년. 이씨는 "고통스럽지만 통증과 친구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통증과 친구로 살아가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황폐해져요. 통증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예요. 그 자체로 힘겨운 일이죠. 하지만 통증에만 너무 매달리면 더 힘들어요. 물론 어렵죠. 너무 아픈데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이. 하지만 최대한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게 중요해요. 츨겁게, 긍정적이게 취할 수 있는 부분을 인생에서 찾는겁니다."

▲'사진'을 통해 나누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는 이씨. 환우들에게도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선물하며 밝은 곳으로 나오라고 '자극'한다.
 
이씨는 '카메라'를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뷰를 통해 보는 세상에서 많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찾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을 통해 '무언가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가장 큰 즐거움의 하나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몸이 조금 나을 때는 사진 봉사를 틈틈히 하거든요. 다른 환우회나 재단 행사에 가서 사진을 찍어 줘요. 지난해 모 국회의원의 자서전 프로필 사진도 찍었어요. 그리고 제가 찍은 사진을 환우회 식구들이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려요. 밝은 사진이예요. 갇혀 있지만 마시라고. 밝은 곳으로 나가서 즐거움을 찾으시라고 자극을 주는 거예요."

많은 CRPS 환자들이 신체적 고통과 함께 정신적 고통도 겪는다. 통증 탓에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그러다 보면 인생의 끊을 놓기도 쉽다. 미국 환우회와 존스홉킨스 대학의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의 자살률은 일반인의 2배 이상 높다. 일상생활과 멀어지기도 쉽지만 그럴수록 환자 본인의 노력은 물론 사회적 배려도 필요하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는 환우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된다.

"저희 환우회를 응원해 주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안랩'이예요. 사실 저희 환우분 1명이 안랩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잦은 통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투병사실을 회사에 공식적으로 알렸거든요. 그 뒤 2011년 8월 김홍선 대표가 안랩과 환우회의 교류를 결정하셨습니다. 저희측에서도 감사장을 드렸구요.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그 분이 투병사실을 알리고 근무할 수 있는 정도의 배려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자문을 구하는 '법무법인 서로'의 서상수 변호사는 환우분 한 명을 채용을 하셨어요. 이런 행보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죠."

◇ 가장 강력한 진통제는 '마취'가 아니라 '마음'

이씨는 최근 보도된 신동욱씨에게도 힘이 됐으면 하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담당주치의를 믿고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우울증이나 복합적인 증세가 또 잇따르면 꼭 거기에 맞는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으셔야 해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나 다른 사람들 말을 듣고 이것저것하고,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치료가 더 더뎌지고 힘들어져요. 담당 주치의를 신뢰하고 병에 대해 너무 골몰하지 말았으면 해요. 신뢰할만한 전문가를 찾아서 힘들더라도 '덜 알고'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계속해 나갔으면 해요"

우리나라의 CRPS환자는 약 1만5000명~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숫자다.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배려가 시급하다.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병이지만 통증과 친구처럼 살아가며 언젠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이씨는 믿는다. 이씨에겐 가족의 지지가 절대적인 힘이었다.

"아들이 6학년인데 굉장히 어른스러워요. 제가 조금만 아픈 것 같으면 아빠 병원 가라고 챙겨주고, 혼자 밥도 해먹어요. 현재 수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의 지지는 말할 것도 없이 감사해요. 생활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아내 덕분에 환우회 활동도 하고 즐거움을 찾으며 살고 있습니다."

인생이 '苦(고)'라 하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라. 고통있는 이들을 배려하라. 가장 강력한 진통제는 '마취'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이씨는 말한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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