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노병의 독백 - 온돌과 무연탄 그날은 상호가 온돌의 난방을 책임지는 온돌당번 날이다. 기숙사 무연탄 저장고엔 무연탄이 없지만 방을 따뜻이 하는데 무연탄이 없다는 것은 이유가 안 된다. 평일엔 기숙사에서 공장으로 나가면, 상호는 붕사의 함량을 분석하는 분석실에서 화학방정식(化學方程式)을 풀고, ‘프라스코’에 들어있는 붕사를 녹인 액체에 시약(試藥)인 ‘만닛토’를 2,3방울 떨어트려 붉은 색으로 변한 액체를 흔들며 일하는 체 하나, 그날은 온돌의 난방을 책임지게 되었으니, 마음속으로는 하루 종일 온돌방을 어떻게 하면 따뜻이 하나 궁리만 하는 데, 무연탄이 산더미 같이 쌓인 공장 저탄장(貯炭場) 생각이 난다. 상호는 일과 시간에 저탄장에 가서 무연탄 한 덩어리를 주어서 무연탄을 철조망 밑으로 갖다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