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노병의 독백 - 장돌뱅이 인천 히타치 공장에서 해방을 맞은 상호는 고향인 충남 예산으로 돌아온다. 약간의 도조(賭租-토지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수확량의 50%를 받는 토지 임대제도)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던 상호네는 군정 청에서 공포한 토지개혁령으로 지주와 소작인이라는 토지 임대제도가 없어지고, 토지가 지가증권(地價證券) 한 장으로 정부에 수용되고, 소작인은 신고만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분배받아 자작농 민이 된다. 생활의 터전을 잃은 상호는 먹고 살아야 하겠는 데, 땅이 없어 농사는 못 짓고, 살기 위해선 장사를 해야 하겠는 데, 상호 수중엔 장사할 밑천이 없다. 지금 생각하니 사회의 대 변혁기이며 지주가 몰락하던 시기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먹는다고 하는데 상호네는 소지주로서 당장 생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