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인민군을 몰아내자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 (인민군을 몰아내자) 1952년 12월 18일, 또다시 제2국미병 소집영장을 받은 상호는, 어린 여동생과 중풍으로 누워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군대에 나갈 형편은 못되지만, 현실은 상호의 가정 형편을 외면한다. 싸움터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생각하며, 가족과 집안 살림을 동네 사람 에 부탁하고, 흰 보자기에 싸인 자신의 유골 상자와 상여 앞에 선 상두꾼이 아래위로 종을 흔들며, “인제 가면 언제 오나...,”하는 구슬픈 장송 소리를 들으며, 공동묘지로 향하는 어머니 상여를 연상하며 집결 장소로 지정된 군청 마당으로 향한다. 아랫마을 종구(李鍾九)는 제2국민병 소집영장이 나오자마자 자취를 감추고, 면 의회(議會) 의장 영구(金..
[21]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갑종간부후보생 노병의 독백 - 갑종간부후보생 광주 육군보병학교로 보내게 될 간부후보생을 민간인은 각 지역 병사구사령부에서 모병하고, 군인은 각 단위부대 지휘관이 추천 하며, 훈련소에선 각 교육중대장이 추천하고, 훈련소 본부가 자격을 심사한다. 전투가 치열하니 초급 지휘관의 소모가 많고, 문맹자가 많은 훈련소 교육중대장은 장교가 될 후보자 찾는데 혈안이 되고, 광주 육군보명학교에선 소위를 보충하기에 수용 시설과 교육 훈련이 뒤따르지 못한다. 임시 방편으로 연병장에 천막을 치고 장교가 될 후보생을 수용 하며, 부대를 지휘하는 데 필수적인 6개월의 교육훈련만 실시해서 전방으로 보내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 최소한의 장교 양성 기간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더 단축되지 는 않는다..
[22]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인민군 포로와 반공포로 노병의 독백 - 인민군 포로와 반공포로 포로는 전쟁 중에 적과 싸우다 잡혀서 군사 행동을 제한 당한 적의 군인을 말한다. 포로는 적개심이 강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출을 시도한다. 한국 전쟁 때 잡힌 포로도 탈출을 염려해서 4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거제도에 수용하여 감시를 강화하고, 바다를 떠나는 선착장에선 결찰과 헌병이 출입자를 감시한다. 한국전 때 아군에 잡힌 포로는 인민군 출신 포로와 남한에서 의용 군으로 강제로 끌려간 포로의 두 종류로 구분하는 데, 처음에는 미군 이 실정을 모르고, 인민군 출신 포로와 의용군 출신 포로를 같은 수 용소에 혼합 수용하니, 인민군 출신 포로와 의용군 출신 포로가 사상 대립으로, 무리를 이끄는 주동자는 상대..
[23]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 노병의 독백 - 전쟁과 휴전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키겠다고 하루살이 소위를 지원한 상호는 임관 2개월을 앞두고 휴전이 된다. 장교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교육울 마치고, 1953년 9월 19일 육군소위 계급장을 달고 10일간의 휴가를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아침이다. 추석이라 동네 젊은 이는 희색 무명(木棉) 양복바지에 하얀 무명 ‘와이셔어츠’를 입고 동 네 큰 집인 순태(洪淳泰)네 사랑방으로 모여든다. 육군소위 계급장 을 단 상호를 본 수태 어머니가, “헌병이 된다고 하더니, 헌병이 못 되고 육군소위가 됐구나, 우리 동네에도 헌병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군대에 들어가니 마음대로 안 됐던 모양이지...,”라고 하며 ..
[24]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육군제2훈련소 교육소대장 노병의 독백 - 육군 제2훈련소 (교육소대장)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 제2훈련소(所長 咸柄善 中將)로 전속을 가서, 제21연대(聯隊長 具明會 大領), 제13 교육중대(中隊長 南孝武 大尉) 교육소대장으로 보직을 받으니 할 일이 많다. 저녁엔 훈련병이 잠든 후에야 잠들 수 있고, 아침에도 훈련병보다 먼저 일어나 그 날의 교육준비를 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이다. 논산으로 나가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느라 극장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려고 야전잠바 주머니를 더듬는 데 기억에 없는 한줌의 지폐가 손에 잡힌다. 돈 십 만원이면 입장권을 사고 점심을 먹고도 5,6만 원이 남는 돈이다. 순간 훈련병 시절 훈련병 향도가 훈련병 앞에서 “소대장이 외출하니 각자 천 원씩 ..
[25]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 모택동의 16자전법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 모택동의 16자 전법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에서 이기려면 짤막한 경구 (警句)가 있 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知彼知己 百戰百勝) 이란 손자병법은 전쟁에 관한 병법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인사에 관한 술법을 논한 13권에 달하는 술서(術書)로, 저자는 중국의 춘추시대(기원 전 770~403)에 위(魏)나 라 의 손무(孫武)가 지었다는 설과 그의 자손 손빈(孫臏)이 지었다는 설, 혹은 위 무제(魏武帝) 조조가 지었다는 설이 있으나, 누가 지었던 저자는 차치하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라는 전쟁 술어는 전쟁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도 자주 인용된 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나라마다 전술을 연구하고, 독자적인 전술을 개발..
[26]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면학 활동 노병의 독백 - 면학의 기회 훈련소엔 훈련병의 내무생활을 책임지는 교육연대와 전술훈련을 담당하는 교관단이 있다. 중위 계급장을 달고 훈련소 교육연대에서 교관단(敎官團長 金英鎭 中領)으로 전속하여 각개전투 교관으로 있으며, 나이어린 문정은 처녀와 결혼을 한다. 지금은 모두가 결혼엔 애정을 앞세우나, 당시는 전쟁 끝이라 애정보다는 결혼 자체를 중요시했다. 1957년 음력으로 5월 10일, 처녀 집 마당에서 구식으로 결혼식을 거행한다. 지금은 예식장이 있어서 결혼은 모두가 예식장에서 거행 하지만, 당시는 종교를 가진 기독교인이라야 교회에서 서양식으로 신랑은 Duxedo를 입고, 신부는 Wedding dress를 입으며, 일반 인은 집에서 차일(遮日)을 치고, 초례청..
[27]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남아도는 위관장교 노병의 독백 - 남아도는 위관장교 전쟁터에서 군인이나 군수품은, 소모 되는대로 계속해서 보충을 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소대장도 소모될 것을 계산해서 충분히 확보했는데, 휴전이 되고 소모가 없으니 소위에서 중위, 중위에서 대위로 위관장교는 남아돈다. 앞 차가 가야 뒤차가 움직이는 꼴이다. 인사규정에는 임관해서 2년이면 중위로 진급하고, 중위에서 3년이 경과하면 대위로 진급해야 하는 데, 소대장의 소모가 없으니 인사 규정은 무시된다. 기본 연한을 가추고 실력 있고 요령 많은 장교가 선두 대열에서 진급하니, 후미 대열에서 따라 가느라 허덕이는 상호는 임관해서 5년이 되도록 고참 중위 소리를 듣는 데, 만족해야 한다. 상호와 같은 시기에 임관한 장교는 ..
[28]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계급과 직책 노병의 독백 - 계급과 직책 계급이란 군대 서열을 말하는 상징으로서, 그 계급에 해당되는 부대를 책임지고 통솔하는 것이다. 그 책임 한계는 부대 전체보다는 맡겨진 자기 부대에 더 비중을 두게 된다. 직책이란 그 계급에 해당되는 일을 생각하기 때문에, 때로는 맡겨 진 업무가 소규모 단위부대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대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권한은 단위부대 장이 가지고 있는 권한보다도 강할 때가 있다. “조정은 막여작(朝廷莫如爵)이오, 향당엔 막여치(鄕黨莫如齒)란 말이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있다. 관청에선 직위가 우선하고, 부락 에선 나이가 우선한다는 뜻이다. 배경이 있으면 만사가 부드럽고 주위에선 어렵게 보며, 돈이 있 으면 기질이 활달해..
[29] 노병의 독백 - 현역군인-練武野史 노병의 독백 - 鍊武野史 상호는 훈련소 교관단에 근무하면서 일요일이면 근처 명승지와 사적지(史蹟地)를 순례하며 모자라는 상식을 보충한다. 육군 제2훈려소. 100만 대군의 요람지답게 평야와 곡창지로, 싸움터로 과거부터 전쟁에 얽힌 얘기와 초야에 묻혀 전해오는 전설과 설화가 많다. 백제의 마동과 신라의 선화공주에 얽힌 얘기, 황산벌의 대격전 에서 백제의 계백(階伯) 장군과 신라의 화랑 관창(官昌)에 얽힌 이야기, 후백제의 견훤(堅萱)왕과 넷째 아들 금강(金剛)에 얽힌 이야기 등 예로부터 이곳엔 많은 전설과 설화가 있다. 고려 중엽부터 일어난 풍수지리 사상은 명산 대지를 찾아 집터나 묘지를 쓰면 당대에 자손이 잘되고 본인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는 학설이다.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