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베트콩의 공세활동 노병의 독백 - 베트콩의 공세활동 어제(1969. 6. 1)부터 연합군에 대한 ‘베트콩’의 공세활동이 치열하다. 작년 구정공세 이후 처음 있는 ‘베트콩’의 대공세라고 한다. 상호가 맡은 업무가 월남전의 상황판단과 작전지역 분석, 한국군의 작전방향을 제시하는 일인데, 상황이 벌어지니 정신없이 바쁘다. 상황판을 정리하며 ‘베트콩’의 공세활동을 분석하고, 기존(旣存) 상황을 수정하는 데, 전쟁을 한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는 다. 상호가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서 상황을 분석한 적정(敵情)이 미군의 정보판단과 일치하고, 상황이 벌어지며 적의 움직임이 상호 판단과 맞아떨어지니 일한 보람을 느낀다. 오후에 전략정보과의 목영칠 군무관이 와서 ‘회보’를 읽어주고, “..
[41]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크게 보이는 태극기 노병의 독백 - 크게 보이는 태극기 한국은 반만년의 여사를 통해 지정학적 견지에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아 민족 성은 피폐하고, 자주성이 희박하여 그래서 “빨리빨리” 문화가 생겨난 지도 모른다. 더러는 대륙으로 뻗어가는 정권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세력이 외세에 의지하여 정권을 유지하고, 그들 종주국의 정책을 무조건 신봉하며, 스스로 그들 장악 하에 들어가는 자주성이 없는 민족으로 전락한다. 한국의 역사를 살펴봐도, 고구려라는 역사는 있었어도 그보다는 당나라, 명나라, 청나라, 일본이라는 나라의 영향이 더 컸고, 공자와 맹자, 주자의 가르침은 절대적이오, 조선조 500년의 당쟁과 주자학의 폐해는 우리 생활과 ..
[42]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목숨과 바꾼 무공훈장 노병의 독백 - 목숨과 바꾼 무공훈장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상호가 4층 베란다에 앉아서 2층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는 데, “쾅”하는 폭음과 함께 번쩍하며 푸른 섬광(閃光)이 비친다. 입구(口)자로 된 숙소 베란다에 앉았던 미군장교와 한국군 장교들이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각 방에서 장교들이 권총을 들고 현관으로 달려가고, 상호도 서둘러 방으로 달려가서 침대 밑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현관으로 달려가니, 호텔 앞은 깨진 유리와 흩어진 나무쪽으로 아비규환이다. 미군 헌병이 도로를 차단하고 교통을 정리하는데, 월남인 남녀 10여 명이 모여서 쑤근거린다. 월남인 남자가 손수레를 끌고 호텔 정문으로 접근하려는 것을, 미군 경비병이 들어오지 못하게 ..
[43] 노병의 독백 - 월남전쟁-잘 있어라 캄란 항 아 노병의 독백 - 잘 있어라 캄란 항 아 민심참모부 허남욱 소령이 월남전에서 임기를 마친 장병을 인솔하고 귀국하는 제12 제대장(梯隊長)으로 명령이 났는데, 풍토병(眼疾)으로 입원하니, 그 직책이 상호에게로 떨어진다. 월남전에서 임기를 마친 장병이 보따리를 싸고 수송함을 타면 집으로 가는 줄 알았는 데, 상호가 귀국 장병의 인솔책임을 맡게 되니 상황이 달라진다. 귀국준비가 늦었다고 생각한 상호는 귀국 장병의 소집공고를 요소 에 부치고, 귀국을 위한 제대장 업무를 시작한다. 귀국 장병의 화물을 연병장에 집결하는 날이다. 평소에 귀국 준비를 하였기에 당황하지 않고 짐을 쌀 수가 있었다. 보안대 부대장(副隊長)으로 있는 상호 동기생 오(吳淳錫) 중령이 소..
[44] 노병의 독백 - 육군특전사령부 노병의 독백 - 육군특전사령부 상호가 월남에서 귀국하니 보직이 부평에 있는 특전사령부로 나 있다. 특전사령부는 낙하산 부대를 통괄하는 사령부다. 사령관은 조문환(曺文煥) 장군으로, 사령관과 부대가 다같이 외부에 알려진 부대다. 인사참모부에 등록하니, 미군 정보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교관 근무를 오래 했으니, 특수전 교리(敎理)를 연구하라고 교육 참 모부 (部長 李光魯 大領)로 명령을 낸다. 사령부의 임무는 예하 낙하산부대를 통괄하고, 낙하산부대는 전시에 적진으로 침투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서, 부대 성격상 교육 훈련이 엄하기로 유명하 다. 교육 참모부는 특수전을 대비한 교육계획과 일정을 짜고 인원관리와 장비의 수급, 전술의 개발이 임무다. 부대에선 상호에게 새로..
[45] 노병의 독백 -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노병의 독백 - 합동참모본부 상호가 4개월의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니, 근무처 명령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本部長 韓 信 大將)로 난다. 주특기가 정보이 고, 월남전에 참전했다고 해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하라고 한다. 전략정보국(局長 韓武陜 陸軍 中將) 연합과(課長 金勇進 空軍 大領)로 보직을 받고 사무실을 찾아가니, 미군 정보학교를 이수하고 월남전에 참전했으니, 동남아 지역을 맡으라고 한다. 미군 정보학교 이수와 월남전 참전은, 꼬리가 길고 질겨서 잘리지 않고 따라다닌다. 월남전이 한창이오, 전투가 치열하니 상호가 새벽 2시에 주월사 상황실로부터 전투결과를 보고받고, 아침 9시부터 열리는 참모회의 석상에서 장관에게 보고할 ‘브리핑’ 원고와 ‘슬라..
[46] 노병의 독백 - 합동참모본부-쥐구멍에 햇볕이 들었다 노병의 독백 - 쥐구멍에 햇볕이 들었다. 진급 심사장으로 지정된 국방부 회의실에서, 준장 계급장을 단 5명의 심사위원이,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할 추천 대상자를 심사하는 데. 한 심사위원이 “매일 아침 월남전을 브리핑하던 김 소령도 고참 소령인 모양인 데, 추천 대상자 이름이 왜 없습니까” 라고 배석했던 간사에게 물으니, “그 사람은 사고가 많아 진급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라고 답변하자, 기록카드를 대조한 심사위원이, “진급심사는 뒷말이 많습니다. 국방부 심사만이라도 원칙을 지켰으면 합니다. 나는 김 소령을 선정 하겠습니다” 하고 상호 이름 위에 동그라미를 치고 옆 사람에게 돌리니, 나머지 네 명이 모두 상호 이 름 위에 동그라미를 쳤다는 김..
[47] 노병의 독백 - 합동참모본부-야전으로 나간다 노병의 독백 - 야전으로 나간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경춘가도 양가에는 하얀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고, 창문으로 스며드는 꽃향기를 맡으며 상호는 버스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다가 길 왼쪽을 돌아 맹호부대로 향한다. 부대에 도착하여 사단장에게 신고하니, 공석으로 있는 정보참모 보직을 주는 데, 20여 년의 군대 생활 중 일선 지휘관과 교관 근무만 한 상호로선 참모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대가 서울에 인접해 있으니, 공사 간에 VIP(very important person-높은 사람)의 방문이 잦다. 권총을 차고 손님을 맞다보면 하루 일과는 끝난다. VIP 영접에 신경을 쓰고 있는 데, 보안사령부에서 연례(年例) 보안감사를 실시한다고 대위 계급장을 단 ..
[48]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군복을 벗다 노병의 독백 - 군복을 벗다 상호가 수도 기계화사단으로 전입한 지 1년이 지난 1975년 7월, 북쪽에서 남침 야욕이 증가하자, 대통령(朴正熙)은 조국 수호를 위해서 전력 강화를 육군에 지시한다. 현역사단이나 향토사단에 위임하던 지역 방위 임무를, 예비군 참모부에서 분리하여, 사단을 창설하여 독자적인 방위임무를 부여한다. 대통령은 서울 사수를 지시하고, 군에서는 시가전을 포함한 서울 방어에 대한 구상이 구체화 되고, 각 부대에서 영관 장교가 서울로 나와 지형을 정찰하고 방어계획을 실천한다. 상호도 서울 방어부대 창설요원으로 차출되어, 집에서 00에 있는 00군단으로 출퇴근을 한다. 방어부대 창설요원으로 차출된 영관 장교들이 00에 있는 현역 사단으로 가..
[49]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세계 관광산업 시찰단 노병의 독백 - 세계 관광산업 시찰단 상호는 1977년 2월에 군복을 벗고 민간인이 되면서, 생존 경쟁의 바다로 뛰어들며, 처음 부닥친 것이 외국의 이질 문화를 접하는 것이다. 관광산업 시찰단이란 명칭으로 관광호텔 경영자 30여 명을 인솔하고,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미국, 영국, 불란서, 스위스, 이태리 등 여러 나라의 관광시설을 시찰하고 경영기법을 배우며, 각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여, 넓은 안목으로 외국의 문화를 접하고. 국내로 돌아와 관광업계를 지도 육성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다. 여행길에 오르면서 민간인은 단체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자유를 박 탈당하니, 불편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상호는 오랜 군대 생활에서 오는 단체 행동..